본격적인 나라별 와인 탐구에 앞서 이번 글에서는 구대륙 와인과 신대륙 와인의 정의와 차이점을 알아보겠다.😀
구대륙 와인, 신대륙 와인
마트 와인코너에 가보면 와인들이 이렇게 분류된 걸 볼 수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와인
미국, 호주 아르헨티나, 칠레 와인
구대륙 와인, 신대륙 와인으로 분류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구대륙 와인, 신대륙 와인은 어떤 와인을 지칭하며 어떤 차이가 있을까?
구대륙 와인 :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그리스처럼 적어도 2000년 이상의 와인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말한다.
신대륙 와인 : 와인 문화가 15세기 신대륙 발견 이후에 전파되어 시작한 후발 주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와인.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말한다.
구대륙과 신대륙 와인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모든 국가의 와인 스타일, 생산기술, 맛, 향 및 일반적인 특성이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가지 특징으로 포괄적인 일반화를 해본다면, 와인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고 와인선택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 특징들을 알아보자.
맛과 향
구대륙 와인
높은 산도, 낮은 알코올 도수, 가벼운 바디감, 낮은 과일 향
신대륙 와인
낮은 산도, 높은 알코올, 무거운 바디감, 짙은 과일 향
이러한 차이의 가장 큰 이유는 기후 차이 때문이다. 구대륙은 주로 서늘한 기후대인데 반해서 신대륙 와인은 좀 더 따듯한 기후대에서 생산된다.
와인의 스타일
구대륙 와인
엘레강스(elegance) 하면서도 섬세한 꽃향기나 미네랄리티(minerality)가 돋보이고 약간 어씨(earthy)한 스타일. 오크통 숙성보다는 병 숙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신대륙 와인
과일향 중심으로 째미(jammy)하면서도 무거운 바디 그리고 오크 터치의 성향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당분을 좀 남겨서 높은 알코올을 덜 느끼게 하는 경향도 있다.
양조 철학
구대륙 와인
특정 생산 지역별로 전해 내려오는 양조 전통이나 역사성을 강조하면서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
신대륙 와인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과학과 신기술 적용에 적극적이면서 마케팅을 중시하는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다.
포커스
구대륙 와인
프랑스 경우 날씨, 지형, 토양 같은 환경적인 요인들이 포도 생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만큼 떼루아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빈티지 별로 품질 차이가 있다.
신대륙 와인
미국 같은 신대륙인 경우 자연조건들이 상당히 안정적이다. 그래서 빈티지의 차이가 미미하다. 그래서 와인 메이커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와인 라벨
구대륙 와인
지역 특성을 살리는 와인을 추구하기 때문에 와인 산지의 이름이나 와이너리명을 우선 표기한다. 품종은 표기 안 하는 경우가 많고, 전통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샤토의 그림이나 문장이 그려진다.
라벨에 등급을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랑 크뤼(Grand Cru), 프리미에 크뤼(Premier Cru), DOCG, 그랑 레제르바(Gran Reserva) 같은 와인의 품질이나 등급, 숙성 정도를 알 수 있다.
신대륙 와인
생산 지역보다는 포도 품종별 풍미 특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품종을 우선 명시한다. 시각적으로 어필하기 위해서 화려한 문양을 선호하는 편이고, 라벨에 품질이나 등급을 표시하는 내용이 드물다.
법규와 규제
구대륙 와인
필록세라(Phylloxera)나 가짜 와인 같은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와인의 품질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 지역별로 포도재배 방법이나 양조 방법, 라벨링에 대한 엄격한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 단위면적당 수확량이나 알코올 농도, 허용 품종까지도 통제를 받는다. 그만큼 운신의 폭이 좁다.
신대륙 와인
최소한의 규정만 있다. 포도 재배, 양조방법, 품종의 선정 등 다양한 부분에서 거의 간섭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새로운 시도나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재배 방법
구대륙 와인
비료의 사용이나 물을 대는 관개를 최소화한다.
신대륙 와인
이런 부분에서는 아주 자유로운 편이다.
수확 시기
구대륙 와인
산도와 과일향의 밸런스를 추구하기 때문에 너무 과도한 당분이 형성되지 않도록 하고 최소한의 숙성도에서 포도를 수확한다. 와인이 장소감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애쓰는 편.
신대륙 와인
과일향이 두드러지면서도 묵직한 스타일을 목표로 하다 보니까 산도를 포기하더라도 가능한 늦수확을 해서 잘 익은 향과 당도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 산이 부족하면 나중에 산을 인위적으로 추가해서 조절하기도 한다.
생산 비용
구대륙 와인
부르고뉴를 비롯한 구대륙 와이너리들은 소규모의 영농 방식을 취하고 있다. 언덕이 많아서 수작업에 의존하는 이유로 소량으로 생산되면서 가격이 높다.
신대륙 와인
미국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신대륙 와이너리들은 포도밭의 규모가 크고 기계를 이용한 농업, 자유로운 관개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므로 원가 경쟁력이 아주 높은 편이다.
요즘은 구대륙, 신대륙 와인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양조 기법이나 트렌드, 아이디어들이 서로 교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시간부터는 본격적으로 나라별 와인을 탐구해 보겠다.😎